Books Farm Blog
Editorial Notes좁은 문 옆에 문 하나를 더 내는 일 — 북스팜을 만든 이유
23년 동안 출판사를 하면서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만든 책이 아니라 만들지 못한 책들입니다. 투고함에는 늘 원고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중 책이 된 원고는 백에 하나가 되지 않았습니다. 상업성이라는 기준 앞에서 돌려보낸 원고들 중에는, 분명히 책이 되었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한
23년 동안 출판사를 하면서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만든 책이 아니라 만들지 못한 책들입니다. 투고함에는 늘 원고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중 책이 된 원고는 백에 하나가 되지 않았습니다. 상업성이라는 기준 앞에서 돌려보낸 원고들 중에는, 분명히 책이 되었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한때는 출판이 끝났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유튜브가 등장하고 사람들이 노하우를 영상으로 쏟아내기 시작했을 때, "책은 영상을 이길 수 없다"는 패배감에 출판을 떠나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시장을 다시 봤을 때 이상한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줄었는데, 책을 내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많아진 겁니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원고를 품고만 있습니다.
문제는 쓰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문이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기획출판의 문은 1%에게만 열리고, 셀프출판은 디자인과 조판이라는 문턱에서 사람들을 돌려세우고, 자비출판은 비용의 문턱이 높습니다.
북스팜은 그 좁은 문 옆에 문 하나를 더 내는 일입니다. 파일을 올리면 책이 되는 곳. 23년의 편집 노하우를 학습한 AI가 디자인의 문턱을 없애고, 투명한 인세표가 비용의 문턱을 낮추고, 국내 서점부터 아마존까지 유통의 길을 대신 걷는 곳.
농부는 씨앗을 심은 사람이 거두게 합니다. 우리는 글을 쓴 사람이 책을 갖게 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름이 북스팜(BooksFarm)입니다.
쓰는 건 당신이 했습니다. 내는 건 북스팜이 합니다.
